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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발사르탄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

천효빈 청년기자   2018-10-18 09:00:51

올해 7월, 고혈압 치료제의 원료의약품인 중국산 제지앙화하이 사의 발사르탄에서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Nitrosodimethylamine, NDMA)이 검출됐다.

원료 의약품이란 게보린의 아세트아미노펜,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무수카페인과 같이 완제의약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따라서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약들을 모두 회수해 검사해야 했기에 불순물 발견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매우 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위기는 그 나라의 잠재력을 발견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 현재 약업계의 잠재력과 발전해나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선, 발사르탄을 사용한 치료약의 회수과정에서 DUR 시스템의 활약이 드러났다. 식약처는 발사르탄 회수 발표(7월 5일) 이틀 후인 7월 7일에 완제의약품 82개사 219개 판매중지, DUR ‘처방 금지’ 명령을 내렸다. 다시 이틀 후인 7월 9일, 판매 중지한 82개 업체 전체 현장 조사와 115개 품목 판매⋅제조 중지와 회수 절차를 진행했다. DUR의 실시간 업데이트로 해당 의약품의 교환이 80%에 육박하게 조속히 이뤄졌다는 것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조치 과정 중 약의 회수, 재처방과 관련해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발사르탄 파동 유사 사건이 발생한 유례가 많지 않고, 심평원이 이전부터 발사르탄 유사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지 않았기에 발생한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개진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도입하는 등 DUR 시스템을 발전⋅개발시켜 비슷한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 약의 회수와 관련해 제약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봤다. 해당 원료를 사용해 회수 조치에 포함된 제약사는 대부분 중⋅하위 제약사들에 해당하며, 상위 제약사들은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제약사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네릭을 저렴하게 수입해 약을 제조하는 반면, 상위제약사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체 기술과 설비를 투자해 원료를 직접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중소 제약사가 추구한 영업 방침은 발사르탄 회수⋅중지 조치로 인해 손해를 많이 입게 됐다. 오히려 가격보다 품질에 우선순위를 둔 상위 제약사가 이득을 본 셈이다. 약을 개발하면서 가격 경쟁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기술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말처럼, 약의 품질향상에 힘쓸 때 불순물 검출로 인한 회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제약사의 가치 제고로 수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현시대의 약사의 역할이다. 발사르탄 사태가 터진 직후 온라인상에서 현재 사용하는 약이 복용해도 되는 약인지 식별을 부탁하는 제보가 쇄도했다. 약품 정보를 다루는 팜포트 블로그가 발사르탄 사태 이후 조회 수 2배에 달했으며,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의 지식인 약사에게 질문하는 건수도 폭주했다.

빗발치는 문의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은 인터넷으로 문의 받은 약이 복용 가능한지 하나하나 확인해줬고, 그러한 수고에 감사를 표현하는 여러 댓글이 달렸다. 바쁜 와중에 빛났던 약사들의 활약은 약사의 인식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약료 서비스 품질향상을 위한 정부와 제약사의 끊임없는 연구 개발, 갑작스러운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약사들의 성실함이 미래의 약사와 약·업계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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