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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공공심야약국 도입 上···약사 적극적 참여와 경제적 지원 필요

강성현·김영서·노동현·이현지·차민정·최지수   2018-03-05 11:31:19

올 겨울 강한 한파로 인해 감기환자가 늘어나자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에서도 감기약 매출이 증가했다. 감기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인 1월 보다는 70% 정도 늘었고, 지난달인 17년 12월 보다는 40%정도 늘었다. 또한 평소 편의점 상비의약품의 매출은 해열진통제가 40%정도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높았지만 이번 겨울에는 감기약의 매출이 해열진통제를 넘어서서 한파로 인한 감기환자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처럼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점차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약사회에서는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판매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차단하고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심야약국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기획기사의 상편에서는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의 현황과 해외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고 현재 심야약국을 운영하고 계시는 약사들의 의견과 환자들의 사례를 들어봤다.

국내 공공심야약국, 일부 지자체 보조금으로 운영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은 2010년 7월 19일부터 시작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대구시, 대전시, 제주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약사 고용난과 적자 운영 등의 문제로 인해 보조금 없이는 심야약국 운영이 어려워 각 시·도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2016년부터 공공심야약국을 지원해 온 경기도에서는 연장운영을 원하는 약국의 신청을 받아 약국 1개소 당 3천 45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도에서 부담하는 공공심야약국 운영비 보조율을 대폭 축소해 100% 지원에서 보조율을 30%로 줄이고, 70%는 시·군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에서도 동계올림픽 기간 중 휴일 및 심야약국을 운영했다. 강원도의 총 18개소의 약국을 평일과 휴일에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을 지정하고 도약사회를 통해 해당 약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호주는 주정부, 영국은 국가정책 통해 제공
우리나라의 의료정책을 다듬어 나가는데 있어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며 참고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호주의 경우에는 2016년부터 심야에 안전한 약물 투약을 위한 ‘빅토리아 24시간 공공심야약국 계획(Victorian Supercare Pharmacies Initiative)’을 추진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20곳의 슈퍼케어약국을 도입할 것을 약속했으며, 18년까지 나머지 슈퍼케어 약국을 도입하기 위해 약 241억원을 투입해 약사에 의한 의약품 공급 및 처방, 조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7년 6월 기준 7개 슈퍼케어 약국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OOH(Out of hours service)’라는 국가 정책을 통해 야간 및 공휴일에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야간과 공휴일에 약사는 환자에게 처방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고, 반대로 약국이 문을 닫은 경우에는 의사도 처방약을 조제해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에서는 약사가 커뮤니티 내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야간에 환자들을 위해 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심야약국 운영, 필요성 큰 만큼 어려움도 커
현장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은 공공심야약국 제도에 대해 직접 확인해보았다.
부산광역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심야약국의 필요성에 대해서 적극 공감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안전상비의약품은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을 수 없어 오남용의 우려가 있고, 또 자가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한 상담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원이 아직 열악해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심야 시간에는 환자의 수가 많지 않아 근무하는 약사들에 대한 인건비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야간에는 취객 등이 많아 위험하기에 약사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비상벨 설치와 환자들이 야간 약국을 보다 쉽게 검색하고 방문 할 수 있는 방법 등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곤 약사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바로 경기도 부천시에서 바른손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약사가 그 주인공이다.

2010년 6월 대한약사회의 시범사업으로 6개월간 24시간 운영하는 레드약국을 자청해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범사업 기간인 6개월 이후에도 지금까지 심야약국을 지원 없이 유지하고 있다.

김유곤 약사에 따르면 심야약국에는 늦게 퇴근해 주간에 약국을 찾기 힘든 사회적 약자들과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야간에 응급실을 가지 않으려는 경제적 약자들이 주로 방문한다.
김 약사는 이런 이웃들에게 약을 제공하며 약사로서의 소명을 다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데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는 늦은 시간에도 심야약국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1차 보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새벽, 계단에서 넘어져 코뼈가 부러진 채로 약국을 찾아오신 70세 노인의 경우 치료를 받고 싶어 약국을 방문했지만 상황이 심각해 119를 불러 종합병원에 갈 수 있게 약사님께서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지역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심야약국이 늦은 시간까지 1차 의료기관으로서 중계역할을 할 수 있어 안전상비의약품 보다는 심야약국 제도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약사로서의 사명감과 환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늦은 시간까지 약국 불을 밝히는 원동력인 셈이다.

김유곤 약사는 심야약국 제도의 활성화 방안으로 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경제적인 지원을 꼽았다. 대부분의 약사들이 심야약국에 대한 지원금이 적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참여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인데 약사는 면허를 통해 약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받은 만큼 심야시간에 약사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면 약사는 그 책임을 마땅히 다해야 한다는 것이 김 약사의 생각이다.
이어 "약국 운영을 위한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나라에서 새벽 1시까지는 심야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해준다면 이 제도가 충분히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먼저 책임감 있는 약사들이 당장 지원금이 적다고 상황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편에 서서 건강을 챙겨 나간다면 나라와 환자 모두 약국과 약사를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 공공심야약국 활용에 든든
심야에 약국을 찾은 환자분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택배 기사 일을 하고 있다는 환자 A씨는 "밤늦게 집에 돌아가며 이용할 수 있는 약국이 있어 다행"이라며 "특히 편의점보다 약 종류가 더 다양하고 약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환자B씨는 "야간에 증상에 맞는 약을 복약지도와 함께 받을 수 있어 믿음직하고 병원에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고 전해 실제 환자들이 각자의 필요에 의해 심야약국을 이용하고 있어 심야약국 제도 활성화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하편에서는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환자분들의 만족도와 국민인식도, 그리고 정부와 약사회의 입장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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