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약사공론

선진약계로 가기 위한 5keys 上편 '응급피임약, 희귀약 논란'

박주환 공민석 조선경 임현우 이경서 김서우 청년기자   2018-02-12 06:00:34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
역사의 잘된 점을 본받고 잘못된 점은 되풀이 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말이다.

의약분업이 실시된 후 19년, 안전상비의약품이 약국 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지 6년이 됐다. 이와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당시 현행제도의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정부와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 결정·시행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로인해 약사와 약국가, 그리고 관련 헬스케어 수혜자인 국민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2018년 무술년, 한국의약계가 풀어야 할 과제 5가지를 선정했다.

△key1. 응급피임약의 ‘응급성’ 논란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에 대한 의사의 처방필요 유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꾸준하게 찬반이 엇갈리는 딜레마 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사전피임약은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사후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으로는 ①사후피임약의 복용은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있는데, 휴일로 병원문이 닫혀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가, ②의사에게 사후피임약 처방해 달라고 하면 진단서 끊어주는데 진료비만 더 나오는 것 아닌가, ③피임이라는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등의 의견이 있다.
전문의약품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는 ①의사로부터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②고용량 호르몬제제인 만큼 부작용의 위험이 커서 오남용의 걱정이 있다. ③약사가 충분히 설명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④생명경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이 있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다. 심지어 마트에서도 구입 가능하고 프랑스에서는 중고등학교 양호실에서도 구입 가능하다고 한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 한국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사전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응급한 상황에서의 피임을 위해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건강에 중점을 두어 호르몬 함량이 적은 사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호르몬 함량이 높은 사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성의 건강과, 권리, 생명윤리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문제인 만큼, 정책 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key2. 희귀의약품 접근성 낮아, 환자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 필요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3년 900억달러(약 115조원)에서 2020년 1760억달러(약 208조원)로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희귀의약품 40% 이상이 비급여로, 접근성 문제는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이다.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정부에서는 위험분담제, 경제성평가 특례제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희귀질환 관리법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다음과 같다. ① 희귀질환은 원인이나 기전자체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반의약품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해 등재기간이 길어진다. ② 희귀질환은 적절한 약이 없어 오프라벨 사용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경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③ 심평원의 비전문적인 심사, 예측 불가능한 삭감으로 환자들이 필요한 약을 처방받지 못한다. 결국, 모든 피해는 희귀질환자들의 몫이다.

실제로 유전성혈관부종의 치료에 쓰이는 샤이어의 ‘피라지르주’는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해 지난해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경제성평가를 면제 받으려면 대체가능한 치료법이 없고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피라지르주의 경우, 대체약제로 신선동결혈장이 사용되고 있어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신선동결혈장 투여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인당 연간 5억원이 들어가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인 ‘솔리리스주(에쿨리주맙)’의 경우, 위험분담제를 통해 보험등재 되었다. 그러나 사전심의 결과 승인 건에 대해서만 보험급여가 가능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즉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해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들이 갖는 질병부담은 심각하다.
지금까지 희귀질환자들은 환자수가 적어 정책 혜택에서 소외되거나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신년기자회견에서 보장성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를 강조했다. 그 수는 적지만 심각한 질병부담을 겪는 희귀질환자도 보장성강화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다음 이 시간에는 '선진약계로 가기 위한 5keys' 下편에서 '조제료 세분화', '의약품 품절', '의약품 포장'에 대해 알아보자.※

약공덧글  |  덧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