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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약 설명서,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인가

김민희 청년기자   2018-03-22 11:29:54

환자의 안전과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약의 부작용을 알리는 것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다수의 약 설명서들은 환자들에게 도움보다는 불안감을 더 크게 주고 있으며, 내용을 이해하기도 힘들다.

영국의학회(the Academy of Medical Sciences)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약 설명서의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한다
연구진들은 약 설명서가 부작용들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다수의 일반의약품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부작용을 설명할 때 `치명적일 수 있는', `중대한 이상반응'과 같은 수식어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1일 복용량의 상한선을 제시하지 않은 채로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즉, 하루에 얼마 이상을 먹어야 해당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주지 않은채 경고를 하고 있다.

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질환의 위험성을 다소 증가시킬 수 있다',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표현으로만 나타내고 있다.

또 대부분의 약 설명서에 약의 효과는 극히 작은 부분에만 언급돼 있으며 부작용이 설명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연구진들은 50%보다도 적은 환자들만이 지속적으로 복약지도를 따르는데, 이는 부작용을 너무 강조한 약 설명서가 환자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 의약용어가 너무 많다
존 투크(John Tooke) 박사는 약 설명서에 환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전문용어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약 설명서도 마찬가지이다.

약의 효과를 `환자의 증상이 어떻게 개선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생물학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하고 있다.

한 진통제의 설명서를 살펴보면 `신혈류를 유지하는데 프로스타글란딘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심부전 환자, 신기능 부전 환자, 이뇨제나 ACE 저해제를 투여 중인 환자에게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는 환자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작용기전을 알고 있을 때만 효과가 있는 설명일 것이다.

아울러 부작용을 증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병명을 이용해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치주염 치료제는 `피부에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리엘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관찰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존 투크 박사는 이런 설명서들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쓰여지지 않은 설명서"라고 표현했다.

해당 글은 2017년 9월21일 [약사공론] 지면에 실렸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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