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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입니다"

한상인 기자   2018-11-01 06:00:46

“한국의 뿌리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27차 FAPA취재 차 방문한 필리핀에서 바이엘 필리핀 제약사업부 김준일(중앙약대, 45)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김준일 대표는 2000년 한국 GSK에서 영업으로 시작해 중국 파견근무 기간을 거쳐 바이엘 싱가폴 아태지역 본사로 스카우트 됐다. 이후 다시 한국 바이엘로 파견근무, 독일 본사를 거쳐 필리핀 제약사업부 대표까지 다양한 분야의 해외경험을 거쳐 성장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진취적인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GSK에서 영업활동을 하다 사업개발부서에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지원을 했어요. 영업사원들이 CRM, 어떤 고객을 만났는지 등 시스템화 하는 일이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중국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죠. 한국은 IT가 굉장히 발달을 하고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만큼 다른 나라에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에요.”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근무한 경험은 그에게 큰 기회로 돌아왔다. 한국의 IT기술과 중국 인프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자 싱가폴 아태지역 바이엘로부터 스카우트가 들어온 것.

“한국과 중국 모두 큰 시장이다보니 동시에 아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마케팅 업무로 시작했는데요. 이후 한국에서 영업마케팅헤드로 근무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영업마케팅헤드로 4년을 근무한 후 다시 약가 업무를 맡게된 것.

“영업마케팅헤드를 고혈압 쪽을 담당하다 항암제 쪽으로 옮기면서 약가 업무를 할 기회가 주어졌는데요. 이후 독일 본사의 R&D약가 담당으로 지원해 낙점을 받게 됐어요. 아마 한국의 보험시스템이 심평원, 공단, 복지부 등 복잡하게 얽혀있고 잘 갖춰져 있다보니 좋은 점수를 얻은 것 같아요.”

독일 본사에서 활동하게 된 R&D약가 담당은 기존에 없던 신약이 개발되면 전 세계 경쟁약과의 약효개선, 부작용 감소 등 이점을 비교, 분석하고 해당 국가에 자사약의 우수성을 알려 보다 높은 약가를 책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김 대표는 독일 본사에서 근무하며 또 한 번의 도전을 결심한다.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해 전문가가 될까 고민도 했지만 IT, 마케팅, 보험약가까지 다방면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한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책임을 갖는 일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기회가 주어져 필리핀 대표로까지 활동하고 있네요.”

이처럼 그가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고 있는데는 아버지인 김송배(중앙약대, 12회졸) 약사의 역할이 컸다. 김송배 약사는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했지만 절대 약국을 이어 운영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 세계로 진출하는 제약산업의 역군이 되기를 희망해 해외연수를 비롯 해외 활동기회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런 아버지의 조언에 약대에 입학하면서부터 세계로 나가야겠다는 자신의 길을 꿈 꿀 수 있었다.

그는 이처럼 해외로 진출하려는 후배 약사들에게 한국에 뿌리가 있다는 점을 언제나 잊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장점이지 결코 단점이 아니라는 것.

“해외로 진출하겠다면 영어 잘하고 해외 사정에 밝아야 한다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기본이에요. 저는 한국의 뿌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의 경우도 한국 IT가 발전하고 제약시장이 크니 중국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고 싱가폴 근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독일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한국의 보험체계가 워낙 복잡하고 국가시스템 아래 하나로 발전돼 있다 보니 가능했던 일이거든요. 자신의 아이덴티티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자신만의 한결 같은 개성을 지니고 일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 나라에서 일을 하며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라마다 문화적 특색이 있는 만큼 이는 인정하지만 일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색이 있어야 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