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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45년 세월, 그날 그날 약국 해프닝 풀어냈더니 시인이 됐네요"

강혜경 기자   2018-11-05 06:00:09

"그날 그날 약국에서 있었던 일을 일기로 쓰고, 이걸 풀어낸 것 뿐인데 어느덧 시인이 됐네요."

경남지부 진주시분회 대동약국 차용원 약사(70, 조선약대)가 개인 문집을 첫 발간한 데 이어 시 작품으로 문학상을 받았다.

진주시분회장, 경남지부 부지부장, 대한약사회 약국의료보험 위원을 역임하며 약사회무는 물론 화가, 무용가 등 만능 재주꾼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차 약사가 이번에는 시인으로 문학상을 받게 됐다.

문학상으로 영예를 안긴 작품은 '차상위 2종'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그가 차상위 2종 환자에게 약값을 잘못 청구하면서 빚어진 해프닝을 감성적인 언어로 보듬어 낸 작품이다.

#어리디 어린 아줌마 / 아이 한 명은 업고 / 한 명은 보듬고 들어서는 데 / 기침 감기가 심해서 / 가루약 물약 두 가지 조제해 드리고 / 팔천원 청구했더니 / 깜짝 놀라는 아줌마 / 약사님 저 차상위인데요 / (중략) / 앗차 / 나의 불찰로 / 심기 불편하게 해드린 떨떠름함이 / 종일 / 목젖을 누른 하루.

문집 '애증의 세월' 역시 그가 약국을 운영하며 겪은 소재들로 그에게 자식같은 글들로 구성됐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매일매일 일기쓰는 게 습관이 됐어요. 약국을 하면서도 틈틈이 온라인 카페 등에 일기를 남기고 있어요. 그날 일어난 해프닝을 그냥 넘길수도 있지만 이렇게 기록해 두면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글 속에는 그의 45년 약국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애증의 세월에만 시 54편, 시조 7편, 디카시 15편, 4행시 20편, 수필 15편 등 총 135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아주 단순한 소재들부터 약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들로 구성돼 있어요. 약국에서 마음 상했던 일, 기뻤던 일, 감동받았던 일부터 단골 환자가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얘기까지요. 또 세상과 작별하는 분들을 보면서 인생이 덧 없음을 느끼게 되고요."

그가 약국 외에 문학활동과 화가, 무용가, 색소폰 같은 데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비슷한 계기였다.

부모님을 여의고 난 뒤 쇼크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이를 극복하고자 여러 분야의 문을 두들기게 됐고 그가 만능재주꾼이 되는 데 일조했다는 것.

여러 취미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용원 약사.


현재 그는 한국문협, 한국 예인문학, 한우리 색소폰 동호회, 웃음운동 소화제, 진주 태극권동호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진주국악무용 논개예술단 회장을 맡고 있다.

"약국에만 있을 때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문득 인생을 마칠 무렵 남겨놓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후회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이 들더라고요. 또 다른 분야에 관심을 돌리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선후배간에 약값 경쟁을 하고 처방전 한 장이라도 더 받기 위해 경쟁하는 게 다 스트레스잖아요. 물론 돈 버는 일 보다 문학이 좋아서 나는 큰 돈을 못 벌었어요."

차 약사는 많은 후배들이 약국 외에 취미생활이나 사회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인문학도 좋고 다양한 동호회에 가입해 사회활동을 하는 것도 좋아요. 요양원 봉사활동도 추천합니다. 또 매일 일기를 쓰면 먼 훗날 내 삶을 돌아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