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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유산균, 생균수는 '숫자 마케팅'...장내 미생물 변화가 핵심

정웅종 기자   2018-12-06 12:00:27

[특집]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의 표준을 찾자
프로바이오틱스 홍수 시대다. 발효기술 없이 마케팅에 의존하는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망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 의미 없는 가격과 균주 수 싸움에서 벗어나 유익균 분리와 배합비율, 코팅 등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갖춘 진정한 한국형 유산균은 무엇인지 진단해 보고 미래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똑똑한 소비자', 프로바이오틱스 제대로 알자
<중> 좋은 프로바이오틱스 선별기준은 ‘코팅’과'배합비율'
<하> 프로바이오틱스도 '맞춤형 시대'가 다가온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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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시대다. 우리 몸에 이로운 균이 들어있는 제품을 보통 유산균이라고 하는데 가장 적합한 명칭은 '프로바이오틱스'로 보고 있다. 관련 제품은 우후죽순 늘고 있다. 대중광고를 통해 전달되는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그 만큼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선 한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자체가 아토피, 설사, 변비, 기타 면역 등을 조절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과학적 사실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소비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고 그 책임은 왜곡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과 회사 마케팅 탓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프로바이오틱스 자체가 치료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장내 마이크로비옴의 변화가 다양한 질환을 개선하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에서 성장하면서 유기산, 박테리오신, 각종 대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장내 마이크로비옴이 변하게 하는 일종의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한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성장속도를 최적화한 유산균조성이 제일 중요하다.

여기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용어의 이해가 필요하다. 인체 안팎에서 상호작용하는 모든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총칭하는 말이다. '제2의 게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개발 및 불치병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지 말아야 한다.

총균수 논란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왜곡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보통 30억 마리, 100억 마리를 강조하지만 이는 의미가 없다는 게 미생물학자들의 견해다.

장내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숫자는 10의 14승, 10의 15승 정도이기에 10의 10승인 프로바이오틱스도 약 만분의 1 또는 10만분의 1 수준 밖에 안되기 때문에 생균수는 그저 '숫자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Trends Genet, 2013 29(1): 51-58


앞서 말한 것처럼 유산균 그 자체가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일으키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0종, 15종이라고 광고하는 균종 역시 교묘한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균종보다는 좋은균을 균질하게 혼합했는지가 중요하다. 각 균주의 성장률을 고려한 혼합비 여부가 관건인데,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1가지 균주는 90%를 넣고 나머지 10가지 균주는 10%로 배합했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균주 이름만 나열하지 말고 각 균주의 혼합비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균수와 균종 논란은 건강기능식품법의 맹점을 교묘히 악용하는 시장 왜곡에서 비롯됐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역사, 음식, 기후, 토양 다른 사람들마다 그 효과가 다르다. 여기서 비롯된 게 바로 '한국형 유산균'이다. 한국인의 장내 환경에서 수 백 년간 적용된 한국형 유산균이 필요하다. 많은 미생물학자들이 생리적이면서 유전적인 특이성을 찾아내는 한국인의 장내균총 연구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기, 치즈와 우유 섭취가 많은 서구인과 김치, 젓갈을 많이 먹어온 한국인의 장내 환경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고추, 마늘, 생강, 양파 등 한국인의 향신료에 생존할 수 있는 유산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은 질문한다. '유기농인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나?', '정말로 장이 좋아지나?', '첨가물은 없는가?'.

이 같은 질문에 더해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의미있는 궁금증이 생겼다.

'유산균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유산균 자체만으로 효과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무엇과 함께 먹느냐가 중요해졌다.

장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잘 성장하고 장내 미생물을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선 이들이 자랄 수 있는 먹이를 주어야 한다. 아울러 같이 섭취할 때 문제가 되는 음식과 제품이 있다.

유산균의 먹이가 부족하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에서 번식할 수 없고 결론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은 파괴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인이 주로 섭취하는 발효식품인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 마늘, 양파, 생강은 유산균을 사멸 시킨다. 커피나 녹차, 블루베리 등도 유산균을 사멸시키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따라서 시중에 왜 비타민과 유산균을 결합한 제품이 없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비타민을 섞는 순간 유산균의 사멸은 시작되기 때문에 코팅이 안된 유산균으로는 복합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코팅 기술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듀얼코팅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라면 발효식품과 찰떡 궁합이다

1차 단백질 코팅, 2차 다당류 코팅. Dual Coating 모식도 - ㈜쎌바이오텍 연구소 제공


시골에서 자연 발효된 된장과 청국장이 좋다. 끓이지 말고 여러 양념으로 희석된 것을 야채에 싸먹는 방법이 있다. 이중코팅 물질인 효소분해 단백질과 비슷한 된장의 아미노산 및 펩타이드가 서로 결합해 유산균의 성장 요소를 제공한다. 또한 된장에는 수백 종의 미생물이 공존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화이버 식품과의 동시 섭취도 권장되고 있다. 야채나 과일의 화이버보다 곡류의 화이버가 치밀도가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볶은 콩 및 현미 등의 곡류 단백질과 이중코팅된 효소단백질과 결합해 서로의 단백질의 시너지 역할을 하고 유산균이 장내에서 잘 상아갈 수 있는 집(HOUSE-FIBER MATRIX)를 제공한다.

자연발효한 김치와 젓갈도 좋다. 김치는 수십 가지의 미생물이 공존해 장내균총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발효식품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언제까지 균수, 균종만을 강조하며 비한국적인 유산균을 강조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프로바이오틱스 그 자체의 효능 보다는 장내 미생물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식생활과 프로바이오틱스 상호연관성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이사(Technical Unversity of Denmark DTU 박사)는 "대부분 시중에 나오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기능 및 효과에 치중해 상대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성장 및 식생활과 연관된 상호연관성에 상대적으로 도외시했던 측면이 있다"며 "특히 국내의 경우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과식 및 매운 음식의 섭취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보다 장내 마이크로비옴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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