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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무섭게 진화하는 AI, ‘인간은 필요없다’

약사공론   2018-07-12 12:40:32

높은 효율성과 정확성, 편의성, 확장성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ICT, 4차 산업혁명은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약사약국과 관련된 논의도 활발하다. 약사공론은 이와 관련해 대한약사회 강봉윤 위원장의 기고를 게재해 독자들의 관심과 논의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폴 존슨은 모던타임즈에서 ‘20세기 네 가지 악’을 말했다. 도덕적 상대주의, 개인적인 책임감 소멸, 기독교적 가치 거부와 인간의 지적 능력에 대한 오만한 믿음을 꼽았다. 그 중 하나인 인간의 지적 오만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자신이 만든 AI를 통해 구현되고 실증되고 있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클라우스 슈밥회장에 의해 처음으로 언급된 후, 2016년 3월은 지구상 최고의 유일종이라는 인간의 오만이 얼마나 하찮은 우물안 개구리였는지를 철저하게 깨닫게 해 준 경악할 사건이 발생했다.

그 해 명인으로 등극한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알파고 리와의 세기의 바둑대결을 앞두고, 대부분 사람들은 물론 바둑 프로기사들 거의 대부분은 이세돌 9단의 완승을 호언장담 했었다. 장기나 체스와 달리 바둑은 한 수를 둘 때마다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이기에 아무리 수천 개의 병렬 컴퓨터로 연결된 AI라고 하더라도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대국 당사자인 이세돌 9단도 4대1 또는 5대0으로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5년 알파고 판이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5전 전승으로 꺾었을 때만 해도, 판후이 2단의 실력이 모자라진 것이라고 자위하며….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중국 기사 커제 9단, 눈물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리에게 내리 3판을 져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후 변칙 전술로 가까스로 4번째 판을 이겨 AI를 상대로 변칙 전술을 사용해 이길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5번째 판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지만 280수만에 처참하게 불계패를 당하고 말았다.

초창기 AI인 알파고 리를 상대로 거둔 이세돌 9단의 1승은 인간이 최초로 AI를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이자 앞으로 더는 나오지 못할 마지막 승리가 될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왔던 지능과 종합적인 판단력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사례가 눈앞에 등장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두뇌를 쓰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보다 더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파고가 만천하에 입증한 것이었다. 20수 앞을 내다보는 프로바둑 기사들은 악수(惡手)라고 여겼던 알파고의 수가 40수나 지난 뒤 묘수(妙手)였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세돌 9단이 인간 최고의 프로 기사가 아니기에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고 자신은 이길 수 있다며 객기를 부리던 중국 기사 커제9단(당시 세계 1위)은 2016.12월 알파고 마스터에 3전 전패를 당하고 나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린 이유는 져서 분해서가 아니라,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절망감에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글은 알파고 제로를 만들었다.

이전의 알파고 형제들(알파고 판, 리, 마스터)은 그동안 인간이 두었던 수많은 기보를 입력해 학습해 만들어진 것인데, 알파고 제로는 인간이 둔 기보는 일체 배제하고, 기본적인 바둑 규칙만을 입력한 뒤 스스로 강화학습만으로 만들어서 2017년 4월 커제9단을 절망하게 만들었던 알파고 마스터와 대결을 시켰는데 100전 89승11패를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두뇌로 두어진 기보가 더는 쓸모없는 휴지조각이 돼 버린 것이었다. 인간 두뇌의 절정 게임 중 하나인 바둑을 정복한 뒤 더 이상 바둑은 AI의 관심사가 아니게 됐다. 정말 무서운 일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구글은 알파고 제로에서 고를 뺀 알파 제로란 범용 AI를 2017년12월 만들어 모든 분야 도장격파에 나서게 된다.

세계 쇼기(일본 장기)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엘모(Elmo)’를 쇼기의 규칙만 입력하고 채 2시간도 안 되는 시간만 강화학습 시켜 90승 2무 8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게 된다.엘모는 인간이 아닌 쇼기 전용 AI인데도 말이다.

이어서 체스의 최강자인 체스 AI ‘스톡피쉬(Stockfish)’를 단 4시간의 강화 학습으로 28승 72무를 거두었고, 이세돌9단을 이겼던 알파고 리를 8시간 학습으로 제압했고, 자신의 어머니(모태)이자 기존 바둑 AI 최강자인 알파고 제로에게는 단지 24시간 강화학습으로 60승 40패를 거두게 된다.


생각시간 길어질 수록 양질의 결과물 도출하는 ‘알파 제로’

도장 격파를 끝내고 이제 알파 제로가 할 일은 무엇일까? 알파 제로는 기존 인간이 생각하는 AI와는 차원이 다른 범용 AI로 마치 ‘사람처럼’ 사고하는 양상도 보였다고 한다.

심층 신경망을 통해 선택적으로 소수의 가능성을 집중탐구하며 효율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점이 기존AI와 다른 점이다. 사람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생각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듯, 알파 제로도 생각시간이 길어질수록 양질의 결과물을 도출한다고 한다.

커즈와일은 알파고의 승리에 대해 “가까운 미래 2개의 중요한 시점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커즈와일은 “2029년엔 사람과 똑같이 말하고 생각하고 감정까지 느끼는 존재가 탄생해 인류와 인공지능이 협업하는 시대가 된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까지는 인간의 설계대로 AI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시점이 지나 시스템들이 점점 자율화되면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지거나 아예 사라지게 되고, AI들은 자신들의 후대를 계획할 것이다. 이쯤 되면 ‘인간은 필요 없다’는 제리 카플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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