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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

점점 다가오는 로봇조제…약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

이우진 기자   2017-07-17 06:00:15

올해 대한약사회를 비롯해 각 지부와 분회의 정기총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바로 '로봇 약사'였다. 고용정보원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25년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약사의 업무를 최대 68%까지 대체할 것으로 본 탓이다.

발표 이후 약사사회의 타격은 컸다. 가뜩이나 지난해 딥러닝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현역 최고 바둑기사 중 한 명인 이세돌 9단이 5번의 접전 중 불과 1국만을 이긴 이후 일어났던 'AI 쇼크'가 약사의 업무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약사 사회의 충격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약사의 직능을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약사공론은 현재 국내외의 '로봇 조제' 현황을 통해 향후 약사사회의 대응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베테랑 약사 2명 일 한꺼번에…국내선 이미 시행중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로봇 조제의 사례가 삼성서울병원의 경우다. 병원은 지난 2015년 9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루치오니 그룹의 의약품 조제로봇인 '아포테카 케모'를 도입했다. 이 기계는 병원 내에서 하루 평균 항암제 30개 품목을 100여건 조제한다. 이는 병원약사 중에서도 베테랑급의 역할 2~3명 몫이라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실제 병원은 올해 중으로 해당 기계를 최대 3대까지 더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현재 가시화된 곳은 없지만 일부 1000병상급 대형종합병원 수 곳이 조제로봇 도입을 고려중이다. 조제 로봇 기계의 단가는 평균 대당 13~15억원 상당이다. 조제자동화시스템과 함께 도입하면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40억원 이상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들 의료기관이 조제 자동화를 고려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약화사고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사 조제시 바이알에서 일회분의 용량을 뽑고 버려야 했던 약들을 좀 더 채취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독성이 강한 항암제 등에서 약사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운용중인 조제로봇 '아포테카 케모'

지금은 투자이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자연스럽게 비용 대비 효과성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50억원 이상 정도를 투자하면 조제 업무 상당수가 처리 가능하고 향후에는 약사의 수도 최소화로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조제로봇 강국 미국…약사회 반대 안하는 이유는?

로봇 조제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미국이다. 세계에서 첫 조제 로봇을 도입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는 지난 2010년 10월 로봇 조제 약국을 열었다. 로봇 조제 약국은 현재 의료기관 내 조제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무려 25대 로봇이 운용되고 있다.

여기에 한발 더나가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는 처방 이후 약물 검토 및 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제공하는 '필픽'(PillPick)시스템 기기 총 7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로봇 조제를 비롯한 무인 약제 조제 시스템은 미국 병원약국의 2015년 기준으로만 봐도 일반 조제업무의 97%가 자동화 된 상태이며 600병상 이상 병원의 경우에는 로봇 조제 비중이 37%이다. 여기에 약국 등을 모두 합쳐도 15% 가까이 될 정도다.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가 약국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2008년 약화사고 때문이었다. 간호사가 약물의 양을 표기하기 위한 소수점을 잘못 찍으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환자가 사망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센터 내에서는 조제약 검토를 위한 시스템의 필요가 대두됐다.

이후 개선된 시스템은 놀라웠다. 도입 이후 부터 5년동안 35만건에 달하는 처방전이 오류없이 처방됐된 것이다. 실제로 휴스턴대 병원에서 2012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처방전 10만건 기준 약사의 조제실수는 약 5건이 일어난 반면 로봇 조제의 경우는 0건에 근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만큼 정확도가 높었다.

네브래스카 의료 센터의 연구를 봐도 로봇 조제 도입 후 약물 관련 문의가 약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자동 조제 시스템을 계속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시장조사기관 BCC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약국 자동화 시장은 2015년에 35억 달러에서 2021년 뒤에는 55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수치를 보면 미국 내 25%의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로봇 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약사회가 이같은 로봇 조제 시스템의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같은 이유는 미국 약사회가 약사의 능력을 단순히 조제 업무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약사회는 환자와 약물을 상담하는 능력과 함께 약물간 상호작용을 점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약사의 능력은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약사의 판단력과 전문성만큼은 로봇이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메디컬센터에서 운용중인 '필픽 시스템'<출처=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에서는 이미 로봇 조제 시스템이 확립됐지만 도입 전부터 근무하던 병원약사 4명은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센터 내 약사들의 권위는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센터 내 약사들은 환자 및 의사와 상호 소통하며 어떤 약제가 가장 환자에게 적절할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의사의 처방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만약 상호작용 혹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 조언을 통해 약물 처방을 바꾸기도 한다. 약사가 '메디컬 팀'의 일원으로 들어간 셈이다.

△약사 살아남는 방법은…'상담'과 '배움'

이미 로봇 조제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절대적으로 내세우는 가치가 있다. 약사가 그동안 맡아왔던 '상담'의 가치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김정미 약제팀장이 지난 2015년 이화약대 창립 70주년 심포지엄에서 밝힌 발표를 보면 조제업무의 전자동화 시스템이 조만간 이뤄지게 되면 약사는 처방검토 기능의 강화, 약물사용 모니터링 강화, 복약상담 강화를 통한 직능향상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기본적인 조제업무가 없어지면 약사는 △임상 관련 지식을 함양하고 △직업에 대한 프로의식을 가져야 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여 의사 및 환자와의 소통을 원활히 유지하는 동시에 △환자 안전에 대한 기본인식과 서비스 마인드를 함양해야 직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팀장의 말이다.

이같은 내용은 결국 약사의 활동이 단순 조제를 넘어서 기본 업무 외에 환자를 위한 약무 상담과 함께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약물 문제에 전문적 지식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준다.

또한 임상약학의 활성화도 지적된다. 실제 미국에서 약사는 가벼운 처방과 부작용 모니터링을 직접 담당한다. 약물의 선택과 용량, 알레르기 가능성 등을 확인하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의사와의 상호 소통을 한다. 국내의 경우 처방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만 이같은 노력을 위한 약사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약공덧글  |  덧글작성

  • 2017-07-20 23:16:00 글쎄 수정 삭제
    상담은 의사랑 하죠
    보통..또 상담은 기계가 더 잘할 수도..
    약 상호 작용도 기계가 더 우수.,,